국민학교 3학년 혼자 등하교를 하기 시작하면서 하교길 빠질 수 없는 재미가 생겼습니다. 떡볶이를 사먹는 것.
떡볶이는 달고, 짜고, 매웠습니다. 그리고 어디에서나 팔았어요. 문방구 옆 만두집에도 2차 종합상가 지하에도 굴다리 시장에도 떡볶이 메뉴가 있었죠.
당연히 이 모든 떡볶이의 재료와 레시피는 조금씩 서로 달랐어요. 철판에 하루 종일 끓고 있는 것 또는 주문 즉시 조리해 주는 종류, 맵기와 달기의 정도, 쌀떡이냐 밀떡이냐, 국물처럼 묽은 양념 또는 찐득한 양념, 똑똑 끊어지는 식감, 치즈같이 늘어나는 식감 등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었습니다. 비교하면서 먹는 재미가 있었죠.
1년 정도 근처 떡볶이를 섭렵하고 이제는 떡볶이를 같이 먹으러 다니는 친구들 2명과 함께 무슨 이유에서 인지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. 이름도 정했어요. 왜 영어인지 모르겠지만 club TPK를 조직했습니다. 사촌누나가 쓰고 집에 남겨두고 간 하드보드를 신용카드 크기로 자르고 회원카드 비슷한 걸 만들었습니다. 카드 디자인도 직접 했는데 가운데에는 각 회원마다 각자가 개발한 개성있는 심볼 같은 걸 그려넣고 그 아래에 이름과 club TPK라고 썼습니다.
내 인생 최초의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.
최초의 네이밍. 최초의 명함 디자인
회원카드가 생긴 이후에는 가입문의가 빗발쳤어요.
답글 남기기